새벽 운동장 트랙을 돌며 생각이 많아졌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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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선 구간을 지나 다시 직선으로 들어섰습니다. 조금 전에도 지나간 자리였는데 몇 바퀴를 돌고 나면 같은 곳이 또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운동장 트랙에서 달릴 때는 늘 그런 식이었습니다. 새벽이라 주변은 조용했습니다. 처음 몇 바퀴는 앞쪽을 보면서 달렸습니다. 몸이 아직 덜 풀렸을 때는 발을 옮기고 호흡을 맞추는 데 신경이 갔습니다. 그런데 몸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하면 엉뚱하게도 낮에 해야 할 일이 머릿속으로 들어왔습니다. 운동하러 나온 사람의 몸은 트랙에 있는데 마음은 벌써 사무실에 가 있는 날이 있었습니다. 같은 자리를 돌면 같은 생각도 돌아왔습니다 마라톤을 준비하던 시절에는 강변에서도 뛰고 언덕에서도 연습했습니다. 운동장 트랙은 그런 곳과 느낌이 달랐습니다. 멀리 갔다가 다시 돌아올 필요가 없었습니다. 곡선과 직선이 이어진 같은 길을 계속 돌면 됐습니다. 함께 훈련하는 날에는 다른 사람들의 움직임도 보게 됐습니다. 앞사람과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살피기도 하고 내 속도가 너무 빠르거나 느리지 않은지도 신경 썼습니다. 그러다 혼자 뛰는 날이면 그런 것에서 조금 자유로웠습니다. 내 속도로 달릴 수 있으니 편할 것 같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조용히 뛰다 보면 생각할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오늘 해야 할 일이 떠올랐다가 어제 끝내지 못한 일이 따라왔습니다. 한 가지 생각이 끝나는가 싶으면 사무실 일이 또 머리에 들어왔습니다. 몸은 앞으로 가는데 마음은 제자리였습니다 당시에는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찾아오는 사람이 줄어드는 날에는 운영비 걱정이 남았습니다. 하루가 바쁘게 지나간 날에도 미뤄 둔 일이 생각났습니다. 트랙을 돌면서 이런 방법은 어떨까, 저렇게 해보면 조금 나아질까 생각했습니다. 한참 생각하고 곡선 구간을 돌아 다시 직선으로 들어오면 조금 전 했던 고민을 또 하고 있을 때도 있었습니다. 몸은 분명 계속 앞으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머릿속에서는 같은 문제를 몇 바퀴씩 돌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

286부터 586까지, 기술 발전과 함께 성장한 나의 학원

예전 학원 이야기를 하다 보면 숫자 얘기가 자주 나옵니다. 286, 386, 486, 586… 솔직히 그때는 그냥 숫자만 바뀌는 줄 알았습니다. 뭐가 그렇게 다른지도 잘 몰랐고요. 그런데 막상 그 안에서 지내보니까 그게 단순한 숫자가 아니었습니다. 학원 공기 자체가 바뀌는 느낌이었습니다.

처음 286을 들여놨을 때

처음 286 컴퓨터를 들여왔을 때가 생각납니다. 전원을 켜고 프로그램 하나 실행하는 데도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학생들이 옆에서 기다리다가 의자에 몸을 기대고 한숨 쉬던 모습이 아직도 떠오릅니다.

막상 해보면 그게 당연한 속도였는데,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좀 애매했습니다. 설명을 하다가도 중간에 멈추게 되고, 학생들 집중도도 조금씩 끊기고요. 그래도 그때는 다들 그렇게 배우는 줄 알았습니다.

386, 486 지나면서 조금씩 달라진 분위기

시간이 지나면서 컴퓨터가 하나씩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386으로 바뀌고, 486으로 넘어가면서 조금씩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그 변화가 처음에는 크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수업을 하다 보니까 의외로 차이가 보였습니다. 기다리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설명이 끊기지 않았습니다. 학생들도 덜 지루해했고요. 조용히 앉아 있던 분위기에서, 같이 움직이는 느낌으로 조금씩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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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부터 586까지, 기술 발전과 함께 성장한 나의 학원

586으로 넘어오면서 느껴진 변화

586으로 넘어왔을 때는 확실히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 같은 작업을 하는데 기다리는 시간이 거의 없었습니다. 클릭하면 바로 반응이 오니까 학생들도 바로 따라왔습니다.

솔직히 그때부터 수업이 편해졌습니다. 하나하나 끊어서 설명하기보다, 흐름을 이어서 같이 갈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도 “왜 안 되지?”보다 “다음은 뭐지?”라는 반응이 많아졌습니다.

기계가 바뀌면 사람도 같이 바뀐다

지금 생각해보면 단순히 컴퓨터만 빨라진 게 아니었습니다. 사람도 같이 바뀌고 있었습니다. 느릴 때는 기다리는 법을 배우고, 빨라지니까 따라가는 법이 달라졌습니다.

환경이 바뀌면 행동이 바뀐다는 말을 그때 처음 느꼈습니다. 의외로 기술이 먼저 움직이면, 그 뒤에 사람도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속도가 바뀌면 수업 방식도 같이 바뀐다.”

느렸던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보이는 것

요즘은 처음부터 빠른 환경에서 시작합니다. 기다리는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변화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 286부터 586까지 직접 겪어봤기 때문에 그 차이가 더 크게 보입니다. 솔직히 느렸던 시절이 없었다면 이 변화도 그냥 당연하게 받아들였을 것 같습니다.

그때는 불편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시간이 오히려 기억에 더 남습니다. 기다리던 시간, 설명이 끊기던 순간, 학생들이 지루해하던 표정까지요.

그래서인지 지금도 새로운 장비가 들어오면, 그냥 “좋다”보다는 “또 분위기가 바뀌겠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그게 발전인지, 변화인지, 아니면 그냥 흐름인지… 아직도 가끔 생각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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